엔딩노트 쓰는 법: 무엇을 적고, 종이 한 권으로는 어디까지 안 되는지
엔딩노트 쓰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연락처·재산 목록·연명의료·장례 희망·가족에게 남기는 말까지 적을 항목과, 법적 효력이 없다는 점 등 종이 노트의 한계를 함께 짚습니다.
19분 분량글: Sealkept 팀
이 가이드의 내용
엔딩노트는 내가 갑자기 아프거나 세상을 떠났을 때 가족이 허둥대지 않도록, 꼭 알아야 할 정보와 하고 싶은 말을 한 권에 모아 두는 기록입니다. 일본에서 시작해 한국에서도 '웰다잉'과 함께 많이 알려졌고, 서점이나 지자체·복지관 프로그램에서 양식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엔딩노트는 만능이 아닙니다. 법적 효력이 없고, 가족이 찾지 못하면 의미가 없으며, 비밀번호처럼 적으면 오히려 위험한 정보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엔딩노트에 무엇을 적으면 좋은지, 그리고 종이 노트 한 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지 차례로 정리합니다. 디지털 자산 전반은 디지털 유산 정리 가이드에서 더 자세히 다룹니다.
엔딩노트란 무엇이고, 유언장과 무엇이 다른가요?
엔딩노트는 형식이 자유로운 개인 기록입니다. 누가 내 통장이 어디 있는지, 어떤 보험을 들었는지, 어떤 장례를 원하는지 모를 때 가족이 펼쳐 보는 '사용 설명서'에 가깝습니다.
유언장은 다릅니다. 한국 민법은 유언의 방식을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다섯 가지로 정해 두었고, 정해진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필증서 유언은 전문과 날짜, 주소, 성명을 모두 직접 쓰고 날인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엔딩노트에 "아파트는 큰딸에게"라고 적어도, 그것만으로 법적인 유언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엔딩노트는 유언장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쓰는 것입니다. 유언장은 '무엇을 누구에게'를 정하고, 엔딩노트는 '어디에 무엇이 있고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알려 줍니다.
엔딩노트에 적을 항목
시중 양식마다 구성은 조금씩 다르지만, 가족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항목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아래 순서대로 가족이 가장 먼저 찾을 정보부터 채워 보세요.
1. 나에 대한 기본 정보
이름, 생년월일, 본적이나 가족관계, 혈액형, 복용 중인 약과 지병, 다니는 병원과 주치의. 응급실에서 가족이 가장 먼저 질문받는 내용들입니다.
2. 연락해야 할 사람들
부고를 꼭 알려야 할 친척과 친구, 직장 동료, 동창 모임 대표의 연락처를 적습니다. 휴대폰 연락처에 수백 명이 있어도 가족은 누가 정말 가까운 사람인지 모릅니다. "이 사람에게는 꼭 직접 전화해 줘"처럼 짧은 메모를 덧붙이면 좋습니다.
3. 재산과 금융 정보
거래 은행과 증권사, 보험(생명보험, 실손보험), 연금, 대출, 부동산, 자동차, 빌려준 돈과 빌린 돈. 계좌번호 전체보다 기관 이름과 상품 종류만 적어도 충분합니다.
가족이 나중에 정리할 때는 정부24의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나 금융감독원의 '상속인 금융거래 조회서비스'로 금융 재산과 일부 채무를 한꺼번에 조회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개인 간 거래, 해외 계좌, 일부 간편결제 잔액처럼 조회에 잡히지 않을 수 있는 항목은 엔딩노트에 따로 적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조회 범위는 바뀔 수 있으니 이용 시점에 확인하세요.
4. 휴대폰과 디지털 계정
요즘 가족이 가장 곤란해하는 부분입니다. 휴대폰 잠금을 풀지 못하면 사진, 카카오톡 대화, 인증 문자까지 모두 막힙니다. 적어 둘 것은 이렇습니다.
- 휴대폰과 컴퓨터의 잠금 해제 방법을 누가 알고 있는지, 또는 어디에 보관했는지
- 주로 쓰는 메일, 카카오, 네이버, 구글, 애플 계정
- 정기 결제 중인 서비스(OTT, 클라우드, 음원 등)
- 사진과 동영상이 백업되는 곳
- 각 계정을 남길지, 지울지에 대한 바람
카카오톡은 따로 정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카카오톡 계정은 사망 후 어떻게 되는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서비스별 설정은 사후 계정 정리 도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의료에 대한 희망
회복 가능성이 없을 때 연명치료를 받고 싶은지, 장기기증 의사가 있는지, 마지막을 어디에서 보내고 싶은지(집, 병원, 호스피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엔딩노트에 "연명치료는 원하지 않는다"고 적는 것은 가족이 결정을 내릴 때 큰 도움이 되지만, 의료 현장에서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문서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입니다. 만 19세 이상이면 지정된 등록기관에서 작성·등록할 수 있고, 등록 여부는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시스템에서 확인됩니다. 장기기증도 희망 등록 절차가 따로 있습니다. 엔딩노트에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에서 등록했다"처럼 등록 사실과 날짜를 함께 적어 두세요.
6. 장례에 대한 희망
매장과 화장, 수목장이나 봉안당 같은 안치 방식, 종교 의식 여부, 부고를 알릴 범위, 조의금을 받을지, 영정 사진으로 쓰고 싶은 사진. "가족끼리 조용히 치러 줘"라는 한 줄만으로도 남은 사람들의 고민이 크게 줄어듭니다.
7. 반려동물과 돌봄이 필요한 가족
반려동물을 맡아 줄 사람, 사료와 병원 정보, 돌봄이 필요한 가족이 있다면 그 일상을 아는 사람의 연락처.
8. 가족에게 남기는 말
엔딩노트의 마지막 장은 보통 비워 두는 '하고 싶은 말' 칸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이 칸을 가장 오래 비워 둡니다. 정보는 쓸 수 있어도 마음은 쓰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짧은 메모보다 사람마다 따로 쓴 편지가 더 오래 남습니다.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하다면 부모님과 자녀에게 미리 쓰는 편지 가이드와 마지막 편지 쓰는 법을 참고하세요.
엔딩노트 작성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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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엔딩노트의 한계
엔딩노트를 써 본 사람들이 공통으로 부딪히는 문제가 있습니다. 미리 알고 있으면 대부분 피할 수 있습니다.
가족이 찾지 못한다
가장 흔한 일입니다. 잘 둔다고 서랍 깊숙이, 금고 안에, 책장 사이에 넣어 두면 정작 필요한 순간에 아무도 찾지 못합니다. 적어도 한 사람에게는 "엔딩노트를 썼고, 어디에 있다"고 말해 두세요.
너무 일찍 읽힌다
반대로 눈에 잘 띄는 곳에 두면, 아직 전하고 싶지 않은 말까지 가족이 미리 읽게 될 수 있습니다. 실무 정보는 공유해도 괜찮지만 마음을 담은 편지는 '그때'까지 닫혀 있기를 바라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밀번호를 적으면 위험하다
종이에 적힌 비밀번호는 잃어버리거나 다른 사람이 볼 수 있고, 몇 달만 지나도 바뀌어서 쓸모가 없어집니다. 금융 인증서나 OTP처럼 본인만 써야 하는 정보는 더욱 그렇습니다. 비밀번호 관리 방법은 '어디에 있고 누가 아는지'만 적는 것이 원칙입니다.
업데이트가 어렵다
이사, 이직, 새로 만든 계좌, 해지한 보험. 손으로 쓴 노트는 고칠 때마다 줄을 긋고 덧써야 하고, 결국 몇 년 전 정보가 남게 됩니다. 생일이나 새해처럼 날짜를 정해 두고 1년에 한 번 다시 읽는 습관을 들이세요.
법적 효력이 없다
앞에서 말했듯, 엔딩노트에 적은 재산 분배는 그 자체로 유언이 되지 않습니다. 가족 사이에 다툼이 생길 수 있는 내용이라면 반드시 법이 정한 방식의 유언장을 따로 준비하세요.
엔딩노트, 이렇게 시작하세요
양식부터 고르지 말고, 목록부터 적으세요
예쁜 노트를 사기 전에 위의 여덟 항목을 종이 한 장에 적고, 지금 바로 채울 수 있는 것부터 쓰세요. 하루에 한 항목이면 충분합니다.
가족이 가장 먼저 찾을 정보를 우선하세요
연락처, 보험, 휴대폰 잠금 해제 방법을 아는 사람. 이 세 가지만 있어도 가족의 첫 일주일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공식 절차가 필요한 것은 따로 챙기세요
재산 분배는 유언장, 연명의료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장기기증은 희망 등록. 엔딩노트에는 '했다'는 사실과 보관 위치를 적습니다.
한 사람에게는 위치를 알려 주세요
배우자, 자녀, 형제 중 한 사람이면 됩니다. "내가 없을 때 이걸 열어 봐"라는 한마디가 노트를 살립니다.
1년에 한 번 다시 읽으세요
날짜를 달력에 적어 두세요. 다시 읽다 보면 고칠 정보뿐 아니라 새로 하고 싶은 말도 생깁니다.
Sealkept는 어디에 쓰면 좋을까요
Sealkept는 엔딩노트를 대신하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종이 노트가 약한 부분, 즉 **'그때까지는 닫혀 있다가 꼭 필요한 사람에게만 전해져야 하는 말'**을 맡기기 위한 곳입니다.
사람마다 따로 편지를 쓰고, 목소리나 영상을 녹음해 남길 수 있습니다. 편지는 내가 정한 주기(매주, 매달, 분기, 매년)로 안부 확인을 하는 동안 봉인된 채로 있습니다. 안부 확인은 앱에서 한 번 누르거나, 이메일 링크를 누르거나, 문자·전화·PIN·패스키(얼굴·지문 인증)로 할 수 있습니다. 문자와 전화 확인은 국가와 통신사에 따라 이용 가능 여부가 다를 수 있습니다. 확인이 끊기면 먼저 알림이 가고, 내가 지정한 확인인(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확인을 거친 뒤, 유예 기간이 지나야만 각 사람에게 자기 편지만 열 수 있는 비공개 링크가 이메일로 전달됩니다. 받는 사람에게 문자로 전달하는 기능은 아직 준비 중입니다.
모든 내용은 서버에 저장될 때 AES-256-GCM으로 암호화되지만, 기본 설정이 종단간 암호화는 아닙니다. 특히 민감한 편지에는 선택 기능인 '프라이빗 봉인'을 걸 수 있습니다. 브라우저에서 암호화되고, 받는 사람이 답을 알고 있는 질문이나 키 카드로만 열립니다. 답과 키는 서버로 전송되지 않습니다. 다만 질문과 힌트는 링크를 가진 사람이면 볼 수 있으니, 가족만 아는 답이 나오는 질문을 고르세요. 자세한 흐름은 작동 방식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엔딩노트는 완벽하게 쓰는 것보다 오늘 한 페이지를 쓰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가족에게 가장 필요한 정보 세 가지부터 시작해 보세요.
FAQ
자주 묻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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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몇 분이면, 마음의 평안은 오래도록.
한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 하나로 시작하세요. 나머지는 준비될 때 언제든 더하면 돼요.
첫 메시지 쓰기몇 분이면 설정 완료 · 월 $5, 언제든 해지 가능